더민주 “장관들까지 끌어들여 집권당 졸개 만들어”

입력 2016-09-26 00:0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구성찬 기자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결정한 것을 맹비난했다. 집권 여당의 ‘국감 보이콧’,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거부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인 만큼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집권당에 의한 민생 발목잡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해임건의안 통과 전 대정부 질문에서 국무의원들이 장황한 답변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시도한 데 대해선 “어떻게 국무의원이 여당 하청을 받아 국회 의사일정을 방해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장관까지 정치에 끌어들여 집권당 졸개로 만들었다. 장관 밥 먹을 시간을 달라며 정회를 요구하면서까지 해임건의안 사안을 희화화했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국회 제출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국회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협의 없는 본회의 차수 변경은 무효라는 새누리당 주장에 대해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협의를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새누리당이 아직도 여소야대 국회를 실감 못하고 있다. 실감하게 해줘야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협조를 요청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이 어려운 시기에 그런 자세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도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하고 여당의 정세균 국회의장 형사 고발 방침 등에 대해 “국회의장의 인격모독까지 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상임위원장이 야당 소속일 경우 국감을 진행하고, 새누리당 소속이면 일단 둘째 날까지는 국감장에 참석해 대기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이후 새누리당이 불참할 경우 국감을 정상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만약 기관증인이 불출석할 경우엔 형사고발하고 해임건의안 제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 국회의장이 사퇴할 일도, 우리 당이 사과할 일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개회하지 않으면 사회권을 국회법에 따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이번 국감에서 밀리면 내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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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