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명가’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 별세

입력 2016-09-25 21:07 수정 2016-09-25 22:03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박 회장은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샘표식품 창업주인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KDB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했다. 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지냈으며 76년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했다.

박 회장은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본받아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 87년 세계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며 당시 단일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짓기도 했다.

근검절약이 몸에 뱄던 박 회장은 자신이 10년이나 탄 자동차를 장남인 박진선 사장에게 물려줘 40만㎞를 타고서야 바꿨다는 일화를 남겼다. 노조 설립을 먼저 권유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던 박 회장은 아픈 직원을 직접 병문안하는 등 직원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0여년을 경영 일선에 있었던 박 회장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 한국식품공업협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중견기업 및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한국의 경영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