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는 조양호 회장 국감장 선다

입력 2016-09-25 17:31
27일 금융위원회에서 시작될 예정인 금융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미 청문회를 거친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 이슈뿐만 아니라 성과연봉제, 낙하산 인사 논란 등 대형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등 주요 증인들의 출석 여부도 관심사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조선·해운 구조조정은 이번 국감에서도 주요 이슈로 꼽힌다. 정무위는 지난 19일 금융위 국감 증인으로 홍 전 회장을 채택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 지원 근거를 따지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의 소재가 불분명해 출석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8∼9일 열린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야당이 해운업 구조조정 부문에 집중 공세를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양호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달 4일 산업은행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지원과 관련해 억울함을 토로할 것으로 알려져 국감장에서 어떤 말을 꺼낼지 주목된다.

금융위가 주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도 관심사다. 23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반대 은행권 총파업을 벌이는 등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2일 파업 참여 방해를 지시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과 관련한 지적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증권금융 정지원 사장은 27일 금융위 국감에 증인으로 선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29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친박 인사로 꼽히는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임기를 이틀 남기고 29일 금감원 국감에 증인 출석할 예정이다.

가계부채 대응 방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현안도 국감에서 집중 질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지만 가계부채 해결의 근본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가 주도한 ISA 역시 10만원 이하 소액 계좌 비중이 78.8%에 달하는 등 서민 재산증식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