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증오 사이… ‘흑과 백’ 두개의 미국] ‘현재진행형’ 흑인 차별

입력 2016-09-25 18:33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경찰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키스 라몬트 스콧의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와 보디캠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사진은 경찰이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진 스콧에게 다가서는 장면. AP뉴시스

경찰이 쏜 총에 흑인이 숨지면서 촉발된 시위가 닷새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거리를 뒤덮고 있다. “우리는 비디오 영상을 원한다”는 시위대의 구호가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피격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피격된 키스 라몬트 스콧(43)이 총기를 쥐고 있는 모습은 공개된 영상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인종차별, 공권력 남용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지난 20일 스콧이 피격될 당시 차량 블랙박스와 보디캠(경찰관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으로 촬영된 영상 일부를 현지 경찰이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2분10초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차량에서 내린 스콧이 양손을 내리고 경찰 쪽으로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담겼다. 총을 버리라는 경찰의 목소리가 녹음됐지만 실제로 스콧이 총을 쥔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다. 보디캠 영상에도 스콧이 차량에서 나오는 모습만 담겼을 뿐 총기 소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총기를 소지한 모습이 영상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경찰은 정황상 스콧이 총을 쥐고 있었던 게 맞다고 주장했다. 커 퍼트니 경찰서장은 현장에서 권총이 발견됐고, 스콧이 발목에 권총집을 차고 있었으며, 마리화나도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격 당시 영상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전날 스콧의 부인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자 입장을 바꿨다. 영상에는 “그는 총이 없다”고 소리치는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담겼다.

흑인 수백명은 ‘스콧’을 연호하며 ‘흑인 살해를 그만하라’는 팻말을 흔드는 등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여태껏 44명이 체포됐고, 민간인 1명이 숨졌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