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기연 “북핵 위기, 비핵화·평화체제로 이끌어야”

입력 2016-09-25 21:01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가 23일 서울 용산구 효창교회 카페에서 개최한 좌담회에서 한동대 김준형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상임공동대표 박종화 손인웅 이규학 이영훈 홍정길 목사)는 23일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 효창교회 카페에서 ‘한국교회,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선 “북한에 대한 각종 제제와 남한의 독자 핵무장론 등 안보중심의 대응을 하기보다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 발제자로 나선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불거진 제재강화론과 핵무장론, 선제공격론 등은 공통적으로 분단구조 확대재생산을 꾀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동북아 지역 군비경쟁을 가속화함으로써 얻는 미국의 이익과 한국 보수세력의 안보포퓰리즘의 이해가 맞물려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됐지만 한·미·일은 여전히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선 핵폐기론’을 전제로 경제지원이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낡고 실패한 전략으로 4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사상최강의 유엔제재로도 5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핵동결과 한미군사훈련 중단·축소’를 전제로 비핵화·평화체제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인은 명분을 위해 사람을 죽이기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명분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길은 화해와 공존, 평화에 있다”며 “악에 대한 심판만을 내세우는 기독교 근본주의는 소리만 요란한 꽹과리 같아서 하나님의 사랑은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대표는 “북한체제의 붕괴 전에 핵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그 체제를 변화시키는 일은 독일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남북 간의 지속적인 만남과 교류 뿐”이라고 논찬했다. 기독교북한선교회 이수봉 사무총장은 “북한정권은 체제가 어려울수록 핵개발에 더 매진할 것”이라며 “그들이 스스로 무장의 필요를 느끼게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개성공단과 같은 공동평화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영사를 전한 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 박종화 목사는 “무기가 하늘을 감동시킨 것을 본 적이 없다. 북한의 백성들은 체제의 희생양으로, 우리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