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에서 지난 7월에 이어 또 가스냄새와 악취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지진 전조가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행정 당국과 전문가들은 지진과 연관지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은 가스·악취 냄새 소동 이후 이달 중순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을 들어 같은 일이 반복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25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4시50분쯤 부산 전포동 아파트 주민들이 “가스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전화로 신고했다. 이어 신고는 25일 오전 10시까지 시내 전역에서 11건이 접수됐다.
특히 24일 오후에는 기장군 장안읍과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고리·신고리 원전 주변에서 근무 중인 청경들이 “가스냄새가 난다”며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조사를 벌였지만 가스냄새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석유화학공단이 있는 울산에서 악취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석유화학공단이 들어선 황성동과 용연동 일원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지난 23일부터 여러 건 접수됐다. 24일 오전에만 총 44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울산시와 울산해경은 전날 현장으로 출동해 악취 유발이 의심되는 사업장 2곳을 확인했다. 한 석유화학업체가 공장 정기보수를 하면서 배관에 남은 연료 등을 태웠으며, 울산항에서는 가스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채 석유화학제품 나프타를 하역한 것이 악취와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이번 악취 발생을 ‘지진의 전조'이거나 ‘지진으로 공단의 지하 배관이 손상된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경주 강진 발생 전인 지난달 30일 접경지인 울산 태화강 중류에서 숭어떼 수만 마리가 피난 가듯 줄지어 바다로 가는 모습이 최근 동영상으로 공개돼 지진과의 관련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부경대 환경연구소 서용수 박사는 “가스냄새가 지진의 전조라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도 “이번에 신고된 울산 악취는 공단 기업체에서 발생한 게 유력한 원인으로 보이며 지진과 연관지을 만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에서는 지난 7월 21일 가스냄새 신고 200여건이 접수됐고 울산에서도 같은 달 22∼25일 가스냄새 신고가 50여건 접수된 바 있다.
국민안전처는 당시 민관합동조사단을 편성해 현지 조사를 벌인 끝에 지난 8월 4일 부산 가스냄새는 연료가스에 주입되는 부취제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울산의 악취는 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이산화황,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혼합된 악취가 기상상황에 따라 확산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정확한 누출 경로는 밝히지 못했다.
울산시민 박모(43)씨는 “지난 7월에도 악취가 지진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이후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하지만 이번에 또 악취가 나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또 가스 냄새… 부산·울산이 놀랐다
입력 2016-09-25 18:12 수정 2016-09-26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