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무이자 대출, 6%만 제때 돈갚아

입력 2016-09-25 17:31

“새 고객의 모든 첫 대출을 30일 무이자로 드립니다.”

케이블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대출 광고지만 이런 대출을 받은 고객 중 94%가 30일 안에 돈을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 연 20% 이상 고금리가 적용되고, 저축은행 이용에 따른 신용 평점 불이익도 받게 된다.

25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개 저축은행과 3개 대부업체가 공급한 무이자 대출은 모두 4만3699건이었다. 총액이 2144억9300만원, 건당 평균 대출액은 490만원이었다. 이 중 2702건 대출만 30일 안에 상환됐다. 전체의 6.2%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소유한 OK저축은행, 아프로파이낸셜, 미즈사랑의 무이자 대출 건수가 3만7962건으로 전체의 86.8%를 차지했다. 30일 안에 갚지 못하면 OK저축은행은 평균 금리 25.5%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용평가사들이 개인 신용 평점 계산에 어떤 금융기관과 거래했는지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평균 1.7등급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OK저축은행에서 무이자 대출을 받고, 추가 대출을 받은 고객은 1220명이었다. 이 중 신용등급 1∼2등급 고객은 첫 무이자 대출 때는 21명이었다. 하지만 추가 대출에서는 3명으로 줄었다. 민 의원은 “30일 무이자 상품이 고객 신용을 해치고 있어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