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의 첫 관문인 예비입찰에 국내외 투자자 18곳이 참여했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매각 관련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투자자 18곳이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금융사를 비롯해 보고펀드·IMM PE 등 국내 사모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중국 안방보험의 경우 동양생명을 통해 입찰에 참여하고, 현대증권 인수에 실패했던 일본 오릭스금융그룹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 지분 5%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은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투자자 18곳의 전체 지분매입 희망물량을 합산해보니 우리은행 전체 상장주식(6억7600만주)의 82∼11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팔기로 한 예보 지분 30%의 3∼4배 규모다.
금융위는 지난달 발표한 ‘우리은행 과점(寡占)주주 매각방안’에서 매각 대상 지분 30%를 최소 4%(예전 보유지분 포함)에서 최대 8%(신규 지분 기준)까지 쪼개 팔고 신규로 4% 이상 낙찰 받는 투자자에게 우리은행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비입찰 결과 매입희망물량이 매각대상의 최대 4배에 달한 것은 4%뿐 아니라 8%까지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투자자가 여러 곳이라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의 좋은 실적에 따른 배당수입과 민영화 이후 수익 증가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예비입찰은 우리은행 민영화의 첫 관문인 만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주가 상승에 따른 입찰자들의 매입비용 부담이 거론된다. 우리은행 주가는 23일 1만1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분 4%(2704만주) 기준 금액은 3070억원으로 당초 예상했던 3000억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본입찰에서 참여열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상 기준선은 주당 1만3000원으로 지분 4% 매입금액은 3500억원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부터 매수자 실사기회를 부여받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26일 매수자 실사기간과 본입찰 일자를 정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11월 중순 입찰을 마감하고 낙찰자를 선정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우리銀 민영화 파란불… 한화생명 등 18곳 예비입찰 참가
입력 2016-09-23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