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고위공무원과 시의원이 술자리에서 조례 개정안을 두고 주먹다짐을 벌여 양측 모두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시의원은 각막을 다쳐 실명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시는 지난 22일 오후 9시20분쯤 제천시청 이모(55) 국장과 시의회 홍모(47) 의원을 포함한 공직자 5명이 제천의 한 음식점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다툼이 발생해 서로 크게 다쳤다고 23일 밝혔다. 홍 의원은 각막을 다치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어 제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국장도 머리와 얼굴 등을 다쳐 뇌진탕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술자리에서 이 국장은 제천시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건립과 관련,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에 홍 의원이 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바닥에 술잔을 던지는 등 거부하면서 폭력사태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시의회는 23일 예정된 임시회 의사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의회는 해당 국장을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한편 오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근규 제천시장의 사과 요구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의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제천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는 국·도비 170억원, 시비 60억원을 들여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등이 지역에 머물며 창작활동을 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해당 부지가 수변경관 보전지역이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자 시가 조례 개정을 추진해 왔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의회에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냈으나 상임위원회(산업건설위원회)에서 부결돼 27일 예정된 본회의 통과를 위해 애써 왔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제천시 국장-시의원 ‘막장 혈투’
입력 2016-09-24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