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진봉] 국방TV를 공공·공익채널로

입력 2016-09-23 18:22

우리나라는 공공·공익채널의 의무전송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시청자의 방송접근권 보장과 방송의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2004년 처음 도입된 이후 2005년부터 공공·공익채널을 선정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가 의무 전송해야 하는 채널은 방송법 제70조 제3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4조에 근거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인정하는 공공채널 3개, 종교채널 3개,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인정하는 복지채널 1개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공익채널은 방송법 제70조 제8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6조에 의거해 방통위가 방송 분야를 사회복지, 과학·문화진흥, 교육지원, 장애인복지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심사를 통해 선정해 고시하고, 유료방송사업자가 이렇게 선정된 공익채널 중에 방송 분야별로 1개 이상의 채널을 의무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공공·공익채널은 공공성이 강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채널 중에 미래부와 방통위가 선정한 방송채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상당한 특혜를 받고 있는 공공채널 선정과정을 보면, 선정 원칙이 명확하지 않고 선정과정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래부는 공공채널을 입법·사법·행정 등 3개 분야로 나누어 분야별로 1개 방송사씩을 공공채널로 지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공공채널로 선정된 채널은 국민방송(KTV), 국회방송(NATV), 방송대학TV(OUN) 등 3개 채널로, 행정과 교육, 그리고 입법 분야 각 1개 채널로 구성됐다. 미래부가 자체적으로 세운 입법·사법·행정 분야 각 1개 방송채널 선정이라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공공채널을 지정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공공채널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채널 선정에 대한 공정한 심사기준과 법적·제도적 장치를 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공채널이 설립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공공채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공공채널 지정을 즉각 철회할 수 있도록 해서 다양한 공익적 채널이 공공채널로 선정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공익채널에는 국방 및 안보 관련 채널이 없다. 국방의 의무가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이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과 안보상황에 대한 국민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공공 또는 공익채널에 국방과 안보 관련 채널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일반 국민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군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국방과 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방과 안보 관련 채널의 공공 또는 공익채널 지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05년 개국한 국방TV는 국방 및 안보 관련 정보전달을 주목적으로 하는 전문채널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헌법에 의해 군복무가 의무화된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환경을 고려하여 국방TV를 공공·공익채널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