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이 대입 수시모집 경쟁률도 끌어내렸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가 60만명대에 턱걸이(60만5988명)하는 등 학령인구 감소가 고등교육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다만 정부의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수시 경쟁률이 오르면서 활짝 웃었다. ‘부실대학 낙인’이 찍힌 대학은 수험생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이 대입 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 본관 점거 사태를 불러왔던 평생교육단과대학은 7개 대학에서 첫 신입생 모집부터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22일 각 대학과 사설 입시기관에 따르면 2017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서울대의 수시 경쟁률은 7.32대 1로 지난해(7.4대 1)보다 소폭 떨어졌다. 고려대(안암)도 지난해 23.63대 1에서 올해 22.03대 1로 낮아졌다. 연세대(서울·15.68대 1→14.37대 1), 서강대(37.46대 1→34.12대 1), 성균관대(27.47대 1→24.78대 1)도 마찬가지다.
수시 경쟁률 하락의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학령인구 감소다. 올해 고3 학생 수는 58만5083명으로 지난해(60만9144명)보다 2만4061명 줄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올해 수시 지원자가 지난해(52만2424명)보다 줄어든 50만∼51만명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대학의 커트라인을 추정할 수 있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여러 대학의 수시 전형에 지원하면서 발생하는 ‘거품’이 빠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어디가’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학생들이 수시 6번의 지원 기회를 모두 이용하지 않고 4∼5곳만 소신 지원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시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프라임사업에 뽑힌 대학 21곳 중 14곳의 경쟁률은 올랐다. 프라임사업 참여 대학의 평균 경쟁률(최종경쟁률을 미공개한 상명대 천안캠퍼스 제외)은 9.19대 1로 지난해(9.02대 1)와 비교해 상승했다. 지원자도 지난해보다 1만6699명 늘어 34만3062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프라임사업에 참여하는 대학들이 학과 구조를 취업에 유리하도록 개편한 데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했다”고 풀이한다.
반면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 등급(E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대부분 수시 경쟁률이 추락했다. 서남대는 지난해 2.05대 1에서 올해 1.37대 1로 떨어졌다. 수험생에게 6번의 지원 기회가 부여되는 수시에선 사실상 ‘미달’에 해당한다. 서남대 의대도 지난해 10.9대 1에서 9.2대 1로 하락했다. 전국 의대 평균 경쟁률은 34.45대 1이다. 지난 5일 교육부가 ‘부실 대학’ 낙인을 지워준 강원대(5.25대 1→5.68대 1) 등은 상황이 좋아졌다.
교육부가 성인 학습자를 겨냥해 내놓은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은 참패했다. 참여한 9개 대학 중 7곳에서 미달이 나왔다. 전체 1447명 모집에 1106명만 지원해 낮은 경쟁률(0.76대 1)을 보였다. 78개 학과 중 52개 학과가 미달됐고, 5개 학과는 아예 지원자가 없었다.
홍석호 이도경 기자 will@kmib.co.kr
학령인구 감소… 수시 경쟁률도 하락
입력 2016-09-23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