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대이란 민항기 판매를 허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1979년 외교관계 단절 이후 가장 큰 금액의 거래를 하게 됐다.
지난해 7월 핵협상 타결로 지난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의 대이란 제재는 풀렸지만 미 정부는 미국인과 자국 회사의 대이란 교역과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우선제재(primary sanction)’를 유지했다. 거래를 하려면 재무부의 허가가 별도로 필요하다.
이번 허가는 핵협상 타결 후 미 정부가 먼저 제재를 푼 첫 사례다. 보잉사는 “이란항공과 지난 6월 잠정 합의했고 계약의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고 했다. 민항기 80대를 판매하고 29대를 장기 임대하는 조건이다.
에어버스사도 지난 1월 제재가 풀리자마자 이란항공과 A380 12대를 포함해 민항기 118대를 판매 또는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미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부품의 40%가량을 미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계약 금액은 에어버스가 250억 달러(약 27조5800억원), 보잉사가 176억 달러(약 19조4100억원)에 달한다. 재무부는 에어버스사의 경우 A320과 A330 여객기 17대(약 18억 달러)만 일단 판매하도록 허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금 결제 방식은 향후 다른 기업이 이란과 계약할 때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는 미국의 우선제재 탓에 달러화나 미국 금융기관을 통하는 자금 거래는 불가능하고 유럽 은행을 통한 유로화 결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달러화 결제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되면 미국 정부가 타국가와 이란의 무역대금 거래 방법을 제한할 명분이 없어진다.
김미나 기자
항공기업들의 이란 ‘잭팟’… 美 보잉, 민항기 80대 판매
입력 2016-09-22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