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로서 강단에 오를 때마다 설교에는 내면의 세계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그래서 성도들이 공감을 넘어, 감동할 수 있는 설교를 위해 끊임없이 성경을 묵상하고 재해석하는 훈련이 필요한 겁니다.”
민찬기(60·경기도 고양 예수인교회) 목사는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에서 군선교회 회장, 총회세계선교회(GMS) 부이사장, 교회갱신협의회 공동회장을 역임할 만큼 교단 내에서 선이 굵은 사역을 펼쳐 온 목회자다. 하지만 예수인교회 당회장실에서 최근 만난 그에게선 강단에서 성도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는 한 목회자로서의 깊은 고뇌가 엿보였다.
민 목사는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누구도 할 수 없는 표현을 자기만의 시어로 창조해내기 때문”이라며 “목회자 또한 설교에 성경과 현실의 접목을 통한 창조성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을, ‘성경을 기록된 사실 그대로 해석하는 것’ ‘교리적 배경으로 해석하는 것’ ‘강해를 통해 설교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구분했다. 이어 “설교에 목회자 자신만의 독특한 인사이트(insight)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담긴 사실을 메시지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민 목사는 10년 넘도록 성도들에게 잠언서를 바탕으로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교훈과 도덕을 토대로 현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신앙의 바른 지침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잠언서 한 절 한 절의 주석과 단어 연구, 설교를 위한 사례들을 모아 주석강해집을 출간했다.
잠언 1장부터 4장까지를 풀어 낸 ‘잠언 주석 강해-지혜로운 인생 경영 교과서1’(쿰란출판사)에는 각 절에 히브리어 주석을 달아 이해도를 높였다. 각 장의 구절들은 주제별로 나눠 전래동화, 유명 저자의 저서에 거론된 이야기, 스포츠 스타와 역사적 인물 이야기 등 민 목사의 설교에 등장한 수백 가지 사례들과 하나로 묶어냈다.
“소통의 시작인 설교가 이 시대의 ‘가나안 성도(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들을 교회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말하는 민 목사에게 설교자로서의 소망을 물었다.
“들리는 설교와 안 들리는 설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들리는 설교는 설교를 들은 사람이 전하게 돼 있어요. 한국교회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가 더 많은 이들에게 들리게 되길 바랍니다.”
고양=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10년 넘도록 잠언서 바탕 강해설교하는 민찬기 목사 “감동 주는 설교 위해 끊임없이 성경 묵상을”
입력 2016-09-22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