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직장인들 영혼의 쉼터 ‘처치 24시’

입력 2016-09-22 20:47
여의도에 직장을 둔 신우회 회원들이 2014년 가을 여의도제일교회 예배당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린 뒤 한자리에 모였다. 여의도제일교회 제공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 도보로 5분, 여의도백화점 7층에 있는 여의도제일교회(박대준 목사)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증권사와 각종 빌딩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그야말로 여의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교회였습니다.

여의도에서 유일하게 수요 직장인예배를 드리고 있는 이 교회의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24시간 예배당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겁니다. 이 험한 세상에 말이죠. 박 목사님은 교회 부임 후 15년째 ‘열린 예배당’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신분·소속과 사용 목적만 알려주면 언제든 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더군요. 한번은 어떤 이단(異端)성이 있는 단체가 무단으로 들어와 모임을 가지려 한 적도 있었고요. 어떻게 알았는지 노숙자도 여러 차례 들어와 곤란하게 만든 적이 있었답니다. 그런 어려움들을 꿋꿋하게 감수하면서 얻은 열매는 적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저녁에는 직장인성경공부(BBB) 모임이, 월·수·목·금·토요일에는 증권·은행 선교회 모임 등 6∼8개 직장인 선교모임 회원들이 수시로 예배당을 드나듭니다. ‘열린 교회’가 맺은 열매들이지요. 박 목사님이 이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부임 초기 출·퇴근, 점심시간마다 밀물 썰물처럼 오가는 직장인들을 보며 생각했답니다. ‘하나님이 여의도 한복판에 이 교회를 세우게 하신 목적이 분명히 있을 텐데….’

박 목사님은 수요 직장인예배를 통해 신우회원들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각각의 회사마다 신우회를 조직하도록 돕는가 하면 해당 직장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파송’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송한 신우회는 모두 8곳이나 됩니다. 은행·증권사가 밀집해 있는 여의도 직장인들의 특성을 박 목사님은 훤히 꿰뚫고 있더군요.

“몇 해 전에 한 증권회사 사장님의 요청으로 점심을 함께했어요. 밥을 먹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목사님, 저 내일부터 출근 안 합니다’라고요. 아, 직장이라는 데가 살벌한 전쟁터구나. 은행과 증권사가 많은 이곳 여의도 직장인들은 전장의 최전선에 있는 분들입니다.”

박 목사님이 상담과 코칭 등을 통해 접한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관계’라고 하네요. 직장인들의 이런 저런 고민 사례를 수요예배나 성경 공부 등에 틈틈이 담아내면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박 목사님의 특기입니다.

여의도제일교회 바로 옆에는 몸에 좋다는 오리탕 전문 음식점이 있습니다. 거기서 일곱 걸음 정도만 옮기면 ‘영혼의 양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하루 종일 열려 있습니다. 여의도에 계시는 직장인 성도 여러분, 예배와 기도가 필요하십니까. 여의도 한복판의 ‘처치 24시’ 어떠세요. ‘강추’합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