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 도보로 5분, 여의도백화점 7층에 있는 여의도제일교회(박대준 목사)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증권사와 각종 빌딩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그야말로 여의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교회였습니다.
여의도에서 유일하게 수요 직장인예배를 드리고 있는 이 교회의 또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24시간 예배당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겁니다. 이 험한 세상에 말이죠. 박 목사님은 교회 부임 후 15년째 ‘열린 예배당’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신분·소속과 사용 목적만 알려주면 언제든 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더군요. 한번은 어떤 이단(異端)성이 있는 단체가 무단으로 들어와 모임을 가지려 한 적도 있었고요. 어떻게 알았는지 노숙자도 여러 차례 들어와 곤란하게 만든 적이 있었답니다. 그런 어려움들을 꿋꿋하게 감수하면서 얻은 열매는 적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저녁에는 직장인성경공부(BBB) 모임이, 월·수·목·금·토요일에는 증권·은행 선교회 모임 등 6∼8개 직장인 선교모임 회원들이 수시로 예배당을 드나듭니다. ‘열린 교회’가 맺은 열매들이지요. 박 목사님이 이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부임 초기 출·퇴근, 점심시간마다 밀물 썰물처럼 오가는 직장인들을 보며 생각했답니다. ‘하나님이 여의도 한복판에 이 교회를 세우게 하신 목적이 분명히 있을 텐데….’
박 목사님은 수요 직장인예배를 통해 신우회원들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각각의 회사마다 신우회를 조직하도록 돕는가 하면 해당 직장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파송’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송한 신우회는 모두 8곳이나 됩니다. 은행·증권사가 밀집해 있는 여의도 직장인들의 특성을 박 목사님은 훤히 꿰뚫고 있더군요.
“몇 해 전에 한 증권회사 사장님의 요청으로 점심을 함께했어요. 밥을 먹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목사님, 저 내일부터 출근 안 합니다’라고요. 아, 직장이라는 데가 살벌한 전쟁터구나. 은행과 증권사가 많은 이곳 여의도 직장인들은 전장의 최전선에 있는 분들입니다.”
박 목사님이 상담과 코칭 등을 통해 접한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관계’라고 하네요. 직장인들의 이런 저런 고민 사례를 수요예배나 성경 공부 등에 틈틈이 담아내면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박 목사님의 특기입니다.
여의도제일교회 바로 옆에는 몸에 좋다는 오리탕 전문 음식점이 있습니다. 거기서 일곱 걸음 정도만 옮기면 ‘영혼의 양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하루 종일 열려 있습니다. 여의도에 계시는 직장인 성도 여러분, 예배와 기도가 필요하십니까. 여의도 한복판의 ‘처치 24시’ 어떠세요. ‘강추’합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미션 톡!] 직장인들 영혼의 쉼터 ‘처치 24시’
입력 2016-09-22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