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세종대로 아래 ‘1조 지하도시’ 생긴다

입력 2016-09-22 21:33



이르면 2023년 서울시청 인근 무교동·다동에서 세종대로까지 약 3만1000㎡ 규모의 거대한 지하도시가 만들어진다. 또 종각역∼광화문역∼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이르는 4.5㎞의 지하보행길이 열리고 주변 30개의 대형빌딩과도 연결된다.

서울시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세종대로 일대 입체 보행활성화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현재 단절된 시청∼광화문역 간 400m 지하보행로가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이미 연결된 종각역∼광화문역 구간과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지하∼시청역∼을지로입구역 구간과 이어져 도심 지하 보행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지하 공간에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업시설이 보행로와 연계해 입점한다. 시는 청계광장 건너편 무교공원 지하에 북카페 등 공공시설을 설치하고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지하에는 2018년 6월 완공 예정인 역사문화특화공간과 연계해 배움과 쉼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상에도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각 대로의 특성을 고려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추진된다.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계단식 공연장 형태의 선큰(sunken)이 설치되고 세종대로 주변 건물 전면 공간을 활용한 시민 휴게공간과 도심 조망을 위한 최상층 전망대(프리미어 플레이스)가 조성되는 게 핵심이다.

시는 이 구상안에 민간 사업자들의 리모델링 및 재건축 계획을 추가해 내년 상반기까지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에 대한 정비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정비사업 대상지는 시청역∼광화문역 연결구간과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 35개 지구 중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와 접하고 있는 5개 지구다.

나아가 종각역∼광화문역∼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5㎞ 구간 지하에 ‘ㄷ’자 형태로 이어지는 지하 보행길이 만들어진다. 특히 이 지하구간은 12개의 지하철역, 30개의 대형빌딩과 연결된다.

시는 이번 구상에 공공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민간과의 협력을 핵심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간사업자인 프레스센터,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기본 구상안에 대해 협의했으며 향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GIC는 리모델링(SFC)과 재건축(코오롱, 프리미어플레이스)을 통해 무교동 일대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구상에 민간 사업비가 1조원 가량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르면 2023년, 늦어도 2025년에는 세종대로 일대에 지하도시가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