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6일 독일 뮌헨 박람회장에서 제52차 유럽당뇨병학회가 열렸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온 2만 여명의 의사와 의료관계자들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환자수가 가장 많은 당뇨병 치료법 소개에 귀를 기울이고 관련 의료기기 안내부스들을 찾아 다녔다.
지난 10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이 유럽당뇨병학회에 연사로 초청되고 있는 국제인슐린펌프학회 회장 최수봉 박사(65)는 올해도 ‘인슐린펌프로 인한 정상혈당 및 췌장기능 회복과 완치’를 주제로 발표해 많은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이끌어 냈다.
“제가 자신있게 이 치료법을 권하는 것은 당뇨환자 163명이 이 인슐린펌프 착용해 병이 호전되고 완치되고 있는 결과가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당뇨일수록 췌장기능이 더 빠르게 돌아오고 후유증으로 고통받던 많은 분들이 식사를 마음껏 하며 고통에서 벗어난 것을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어로 통역되는 가운데 이어진 이 강의에서 최 박사는 “정상 인체가 인슐린을 분비하는 같은 패턴으로 환자에게 보충해 주는 초정밀 인슐림펌프가 완성돼 완치율을 더욱 높이게 됐다”며 “치료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만큼 세계 의료계가 환자들에게 이 치료법을 적극 권장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점은 인슐린펌프 치료법에 대한 문제 될만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BS 명의에 선정되고 올해에만 4차례 해외 학회서 인슐린펌프 관련 논문을 발표한 최 박사는 이 인슐린펌프 치료법을 권장하지 않는 대부분의 국내 의사들에게 불만이 많다.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기존의 치료법만을 고수, 적절한 치료타이밍을 놓치게 만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10일 전에도 당뇨후유증으로 무릎아래로 절단 일정이 계획되었던 42세 환자의 부인이 수술 전날 제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상처 부위 사진을 본 뒤 충주 건국대 병원에 입원시켰고 바로 인슐린펌프를 착용을 권했습니다. 상태가 많이 호전되고 대부분 좋아져 절단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 박사는 “무릎아래 절단은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엄청난 일인데 이 치료로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당뇨는 완치도 되고 합병증도 예방가능해 환자가 결코 좌절해선 안되며 오히려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35년 전에 이 기계를 처음 만들었던 제가 인슐린펌프를 계속 발전시켜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희망을 선사하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기기 하나가 실의와 고통 속에 있는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며 기기보완 연구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최 박사는 충북 음성의 작은 농촌교회에 매주 출석하며 선교와 다문화가정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교회봉헌 및 교회건축에도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 있다. 최 박사의 조부(최창동 장로)가 함평 나산교회를 설립했고 부친(최현)도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최 박사의 아들까지 4대가 의사 집안인 최 박사 가정은 모두 서울 의대 출신에 올곧은 기독교 신앙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귀감이 될 만하다.
최 박사는 “최근 당뇨로 힘들어 하시던 한 유명 목사님이 인슐린펌프를 착용하고 음식을 마음껏 드시게 됐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흐뭇했다”며 “한국에서 만든 이 인슐린펌프가 세계적인 의료기기 생산제품 보다 품질면에서도 아주 뛰어나 6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만든 인슐린펌프(다나)는 미국 FDA와 유럽 CE 인증을 받았으며 이번 유럽당뇨병학회 일정 중 설치된 부스도 큰 인기를 끌었다. 리모컨으로 용량설정 및 주입이 가능하고 핸드폰과도 연계해 사용할 수 있게 한 점 등 신기술을 선보인데다 자신의 혈당관리 이력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 박사의 진료실에 가면 ‘당뇨병 환자에게 기쁨을 선사하자’라는 표어액자가 벽에 부착돼 있다. 진료받으러 와 고통에 눈물짓던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아픈 마음을 늘 잊지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남들이 뭐하고 하든 ‘노벨상’을 목표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인슐린펌프 연구와 당뇨병 환자 치료에 매진하겠다고 밝히는 최수봉 박사. 그는 “바쁜 일과지만 늘 하나님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에 감사하고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을 맺었다. 최 박사는 현재 충주 건국대병원(화·수) 오전 오후 환자를 진료한다(dangin.co.kr·1544-8454·043-845-2129).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환자 163명 인슐린펌프 착용 후 완치·호전, 데이터로 증명”
입력 2016-09-26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