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원룸 건물에서 이웃을 구하다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28·사진)씨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안씨의 아버지는 안광명(62) 전 금융투자협회 초대 자율규제위원장이다. 안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1회로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일했고, 노무현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등을 지냈다.
안 전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어려운 사람을 보면 기꺼이 도와주는 그런 친구였다고 기억하더라. 남을 구하다가 제 목숨을 다친 거라 많이 위로가 되고 있다”며 슬픔을 삼켰다.
안 전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은 앞다퉈 애도를 표했다. 기재부 차관보를 지낸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1년 선배의 아들, 끝내 오늘 운명했다”며 “황망한 마음을 달랠 방법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고인은 주님의 기대에 맞게 이미 행동을 해오고 있었다는 점이다”고 추모했다. 안씨는 지난 9일 오전 4시20분쯤 자신이 살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나자 잠든 이웃을 적극적으로 대피시켰다. 119에 신고한 뒤 연기 속으로 들어가 이웃집 초인종을 눌렀다. 안씨 덕분에 이 건물에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안씨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20일 새벽 숨졌다. 윤성민 이성규 기자 woody@kmib.co.kr
화재현장서 이웃 구한 ‘초인종 의인’에 추모 이어져
입력 2016-09-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