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은 조찬상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호텔 음식들이 제공됐던 것과는 달리 전복죽을 중심으로 김치, 물김치, 검은콩자반 등이 전부였다.
한 참석자는 “예전보다 굉장히 단출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여러 번 회의에 참석했지만 오늘 아침은 특이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맛이 없어서 죽만 몇 숟가락 들고 말았다”고 털어놨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정청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 ‘간소한’ 조찬이 제공된 것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이날 조찬 메뉴는 1인당 9000원 상당으로 김영란법에서 정한 식사 가액기준 3만원에 훨씬 못 미친다. 물론 당정청회의는 정부 공식 행사인 만큼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회의를 주재한 총리실은 법 시행에 앞서 검소한 식사 문화에 앞장서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고위 당정청 조찬에 9000원짜리 ‘김영란 전복죽’ 등장
입력 2016-09-2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