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홈런까지 다 왔는데 가을야구는 멀어지고… 웃을 수 없는 최정

입력 2016-09-21 18:51 수정 2016-09-21 23:40
‘파워히터’로 변신한 최정(29·SK 와이번스·사진)이 생애 첫 토종 홈런왕 타이틀을 노린다. 지난해 부진했던 그는 올해 명예회복에 나섰다. 그런데 SK는 정작 가을야구와 이별하는 시나리오를 써나가는 중이다. 시즌 최종일에 가까워질수록 최정의 홈런이 영양가를 잃는 이유다.

2005년 데뷔한 ‘SK맨’ 최정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3할 타율로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201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총액 86억원의 대박도 터뜨렸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81경기 출장에 그쳐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타율은 2할대로 떨어졌고, 몸값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정은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겨울 내내 바벨과 씨름하며 힘을 길렀다. 7월 9홈런, 8월 10홈런으로 정점을 찍더니 이달에는 5개를 추가해 39홈런에 도달했다. 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이다. 이전까지는 2013년 작성한 28홈런이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젠 40홈런을 목전에 뒀다.

21일까지 리그 홈런 1위는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다. 그가 주춤한 사이 최정이 1개 차로 추격했다. NC가 정규리그 16경기를 남겨둔 반면, SK는 단 6경기만 남겨뒀다. 최근 최정이 오름세를 탔지만 리그 홈런왕 도전은 쉽지 않다. 다만 김재환(두산 베어스·36홈런)에 앞서 토종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은 높다.

최정은 지난 18일 NC전에서 시즌 39번째 대포와 함께 100타점-100득점 기록을 썼다. 3루수로는 프로야구 역대 최초다. 그래도 마냥 웃을 수가 없다. SK는 8연패로 6위까지 추락했다. 이달 초 6연승으로 4위를 굳히는 듯 보였으나, 마운드의 침체로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처했다.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졌다. 지난달 타율 0.380에 득점권 타율 0.524로 중위권 싸움을 이끌었던 최정의 활약도 빛바랠 위기다. SK의 가을야구가 좌절되면 그의 기록들도 어두운 그림자 속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