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관련 물품을 수출한 의혹을 받는 중국 업체 ‘훙샹실업유한공사(鴻祥實業有限公司)’가 중국 당국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간 공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고강도 대북 제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당국은 북·중 무역업체인 훙샹에 대해 ‘심각한 경제범죄’ 혐의를 잡고 지난 15일 조사에 들어갔다. 훙샹은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에 위치한 대북 무역업체로, 여성 기업인이자 공산당원인 마샤오훙(馬曉紅·45)이 2000년 설립했다.
중국 정부도 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훙샹 조사와 관련, “유관 기관이 법에 따라 경제범죄와 비리 혐의를 조사하고 조처를 취하고 있다”면서 “곧 추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훙샹이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훙샹이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을 북한에 수출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바 있어 이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훙샹이 받은 혐의는 탈세, 불법자금 세탁, 위조달러 거래, 마약거래 등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대부분 북한과의 무역거래 과정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훙샹은 북·중 무역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고도 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미·중 간 공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 소속 검사들이 지난달 두 차례 베이징을 방문해 대북 핵·미사일 개발 지원 등 훙샹 측의 범죄 행위를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지난 수주 동안 마 대표와 그의 친척, 동료들의 일부 자산을 동결했다고 한다.
훙샹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북한과 거래한 액수는 5억32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달한다. 2009년 5월 북한 보험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여러 대북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선양의 4성급 호텔인 ‘칠보산호텔’과 단둥의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을 북·중 합작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jse130801@kmib.co.kr
中, 대북제재 ‘고삐’ 조이나… 北과 거래 기업 조사
입력 2016-09-2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