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 계획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인베스투스글로벌은 최근 하이투자증권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철회 의사를 통보했다. 앞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LIG투자증권만 홀로 인수 후보자로 남게 됐다.
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안을 내놨을 때만 해도 전망이 밝은 편이었다. 중대형 증권사가 자기자본 7000억원인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해 몸집을 4조원 이상으로 불릴 경우 외국환 업무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3조1700억원인 한국투자증권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은 냉담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자기자본 1900억원인 LIG투자증권만 인수의향서를 냈고, 중대형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정도 규모의 증권사를 인수해봤자 영업망, 인력구조가 겹쳐서 메리트가 없다. 더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 반응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도 높은 가격을 써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 현대중공업이 매각을 보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상황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굳이 무리해서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시장 가격은 5000억∼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비즈카페] 하이투자증권 찬밥… 인수전 썰렁
입력 2016-09-20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