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제32회 총회 감독회장을 뽑는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각 후보의 공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감리교회 부흥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선거를 둘러싼 소송이 또다시 시작되는 등 선거전이 과열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새로운 감리교회 만들자”…이색 공약도 봇물=오는 27일 치러지는 감독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목회자는 권오현(홍천교회) 김영진(은천교회) 전명구(인천대은교회) 이철(강릉중앙교회) 허원배(성은교회) 조경열(아현교회) 목사 등 6명이다. 이들 후보는 감리교회 부흥을 위해 다음세대 육성에 매진하면서 영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대 공약’ ‘○대 정책목표’ 등을 앞 다퉈 발표하고 있다. 대동소이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이색 공약도 적지 않다.
권오현 목사는 감독회장 임기 중 받는 사례비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출연하고, 급증하는 이주민을 섬기는 기구인 ‘커뮤니티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진 목사는 은퇴목사 처우 개선을 위해 연회별로 공동 요양원을 설립하고, 목회자 수요·공급에도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명구 목사는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 등록금 및 긴급의료비 지원을 공약했다. 은퇴한 목사나 장로를 해외 선교사로 파송하는 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철 목사는 군대와 학교를 복음 전도의 ‘황금어장’으로 판단, 군선교와 학원선교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허원배 목사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연 1억2000만원 수준인 감독회장 급여를 6000만원 수준으로 낮추고, 4000㏄인 전용차도 2000㏄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조경열 목사는 은퇴목사에게 월 150만원을 지급하고 교단에 연봉의 20%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교단 산하 신학대에서 이상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숙사 시설도 확충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감독회장 선거전, 또 다시 소송으로=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송이 불거지는 등 선거가 혼탁해지는 분위기도 재연되고 있다. 기감은 2008년부터 감독회장 및 감독 선거가 수차례 부정으로 얼룩지면서 교단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인 바 있다.
기감 중앙연회 A목사는 19일 조경열 목사의 후보 자격을 문제 삼으며 서울중앙지법에 감독선거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조 목사의 후보 자격이 선거법 제13조 1항인 ‘정회원으로 25년 이상 무흠하게 시무한 이’라는 조항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A목사는 “(조 목사는) 소속 없이 1987∼1992년 미국 교포교회에서 목회를 했다”면서 “(1983년 정회원이 된 만큼 이 기간을 빼면) 시무한 기간이 25년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목사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많은 공격을 받으면서도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은 선거가 혼탁해지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선관위 결정에 의해 감독회장 후보로 인정받았다. 사회적 송사로 교단이 어지러워지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감 선관위원장인 문성대 목사는 “조 목사가 미국으로 갈 때 (기감 소속임을 알려주는) 연회 감독이 발급한 증명서도 있다. 조 목사 후보 등록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막바지 기감 감독회장 선거전 이색공약 봇물
입력 2016-09-20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