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배터리 위기’… ‘교환 작전’으로 정면돌파

입력 2016-09-20 00:01
배터리 폭발에 따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교환 서비스가 19일 이통 3사를 통해 시작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가로수 직영점에서 직원이 갤럭시 노트7 이용자에게 신구 제품의 차이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배터리 발화 사고로 전량 무상교환 조치가 내려진 갤럭시 노트7의 교환이 19일부터 시작됐다. 각 통신사는 이용자에게 권장 방문일자를 공지하고 예약 신청을 받아 우려했던 고객 쏠림 현상은 없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리콜을 계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 노트7 새 제품이 도착했다. 일부 대리점은 주말에 직접 물류센터를 찾아 노트7을 수령해 가기도 했다. 정장 차림의 회사원 2명이 오전 중 이곳을 찾아 노트7을 교환해 갔다. 서류 작성과 기존 기기에 있던 데이터 이동 등 절차로 20분가량 소요됐다.

물량이 입고되기 전 판매점을 찾은 고객은 사전에 공지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정남(64)씨는 “19일부터 교환이 가능하다고 해서 전화로 예약을 했었다. 일부러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일찍 왔는데 아직도 기기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SK텔레콤 서울 홍대입구점은 이날 노트7 교환 고객이 20∼3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간대별로 예약자가 정해져 있어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도 매장은 크게 붐비지 않았다. 노트7을 교환한 양남규(30)씨는 “노트7 출시 첫날 개통해 빨리 교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날 하루 동안 제품 2만대가 교환된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추이를 지켜본 뒤 교환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홍대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직영점 관계자는 “교환 첫날이라 곧바로 기기를 바꾸겠다는 고객은 많지 않다”면서 “배터리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됐는지 분위기를 보고 나서 교환하겠다는 손님들도 있어 당분간은 크게 붐비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신속한 대처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중장기적인 성장세 속의 일시적 충격”이라며 “이번 리콜을 통해 삼성전자가 핵심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품질 관리를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18일 중국 언론에 보도된 중국 내 노트7 발화 사고는 배터리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흔적을 분석해 봤을 때 외부에서 가열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블랙컨슈머의 소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