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9일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무소속 이해찬(사진) 의원의 복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 이뤄진 4·13총선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한 이 의원의 복당은 여러 의미가 있다. 당 차원에선 원외 민주당과의 합당에 이은 통합 행보이자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전열 정비 성격이 짙다. 이 의원이 충청 출신의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저격수’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도 깔려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 복당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그동안 야권이 끊임없이 분열을 거듭해 세력이 약해졌는데 더민주가 추진하는 통합이 정권 교체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추미애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 울타리를 넓게 치는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민주는 안규백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당헌·당규상 탈당한 지 1년이 되기 전에는 복당할 수 없지만 당원자격심사위를 거쳐 당무위 의결이 있으면 가능하다. 이 의원은 SNS에 “저를 도왔다는 이유로 징계당한 핵심 당원에 대한 복권, 복당도 함께 돼야 진정한 통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직후 “복당하면 당의 중심을 바로잡고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었다.
이 의원의 복당 결정은 추석 연휴 미국 뉴욕에서 날아든 반 총장의 “1월 중순 이전 귀국” 발언과 맞물려 충청권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은 애매모호해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의 자질을 지녔지만 국가를 이끌 사람은 그래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깎아 내렸다. 이 의원이 참여정부 국무총리였을 때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다.
당 일각에선 원조 친노인 이 의원이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전 대표 대신 친노 ‘적자’로 불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주류 내 분화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20일 전남 강진에서 ‘강진 희망’이라는 주제로 고별 강연을 할 예정이다. 2014년 7·30재보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2년여간 강진 토담집에 살면서 느낀 소회를 밝히는 자리다. 손 전 고문은 이르면 이달 말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거처를 옮기고 저서 출판을 시작으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김부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를 찾은 추 대표는 “제가 대선 후보들에게 ‘가치와 비전을 갖고 열심히 토론해 국민의 지지를 받게 해달라. 그것이 경선이다’라고 했더니 가장 먼저 실천해주신 분이 김 의원”이라고 치켜세웠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충청권 공들이기’… 더민주, 대선 전열정비 가속
입력 2016-09-2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