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국방안보센터 “사드 반대 당론 안된다”

입력 2016-09-20 00:02
전날 민주당과의 합당을 발표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표실에 걸린 새로운 배경판엔 창당 때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처음으로 쓴 해공 신익희 선생의 어록이 적혀 있다. 김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센터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하지 말라며 9월 초 추미애 대표에게 서면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추 대표는 8·27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뒤 소신대로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중도층 공략을 위한 안보 우클릭의 일환으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더민주 백군기 국방안보센터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드 반대를 당론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추석 전 토론회 요약 보고서를 추 대표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문서에는 “현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안보상황 하에서 번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추 대표에게 전달된 문건에는 조건부로 사드를 운용하자는 ‘3단계 배치안’도 들어 있다. 이에 따르면 1단계 평시 상황에서는 사드 기지만 한반도에 배치된다. 한·미 연합훈련 등이 벌어져 2단계 상황이 되면 미군이 수송기로 사드 포대를 옮겨와 기지에 설치한다. 사드의 실제 운용은 적의 공격 징후가 명확한 3단계 상황에서야 이뤄진다. 보고서는 “더민주는 정부의 대북 핵정책 실패와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 등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3단계 배치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더민주는 보고서에 대해 “지난달 30일 공개 개최한 ‘한반도 사드 배치의 주요 이슈와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요약한 것에 불과하다”며 “당은 어떤 형태의 (사드 반대) 출구전략도 모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