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전국 최고’ 울산, 상승률은 꼴찌

입력 2016-09-19 17:30

조선업 등 불황의 여파가 임금에도 미치고 있다. 부동의 ‘전국 1위’ 월급 수준을 자랑하는 울산의 임금상승률이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조선 기자재 업체와 해운업체 등이 몰려 있는 부산의 임금상승률도 1%대에 그쳤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시도별 임금·근로시간 조사’를 보면 올해 4월 기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임금총액은 울산시가 428만9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시가 383만3000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1인당 임금총액은 341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울산시의 임금상승률은 1.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최근 ‘수주 절벽’으로 조선업 일감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야근수당과 휴일수당 등 초과 급여가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울산은 근로시간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시간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그동안 조선·자동차 등 견실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임금수준 자체가 높을 뿐 아니라 노조 힘도 강해 임금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던 울산의 사정이 바뀐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울산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도입돼 근로시간이 크게 줄면서 임금총액이 감소했던 2013년 등을 제외하면 대체로 임금상승률이 높았다”면서 “지난해 1.8%로 전국 평균(2.3%)보다 낮았던 데 이어 올해 더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임금상승률도 1.6%에 그쳤다. 부산은 운수업 비중이 높아 해운업계 불황의 여파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과 부산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상승률은 각각 0.8%, 0.5%에 불과했다.

반면 충북은 임금상승률이 5.4%로 가장 높았다. 반도체, 화학 등 호황을 누리는 제조업체가 많은 영향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공기업이 대거 이전한 강원도도 임금상승률이 4.8%를 기록했다.

근로시간은 충북(185.6시간)과 경남(184.4시간)이 가장 길었다. 이들 지역에서 비중이 높은 제조업이 대체로 근로시간이 긴 영향이다. 금융·보험업과 전문서비스업 등의 근로자 비중이 높은 서울시는 근로시간이 168시간으로 가장 짧았다.

전국 평균 근로시간은 176.7시간으로 지난해 4월보다 11.2시간 줄어들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근로시간이 감소한 데는 근로일수 자체가 지난해 4월 22일에 비해 2일 줄어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