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물 도매가격인 광역상수도 요금이 3년여 만에 4.8% 오른다. 정부는 가구당 월평균 141원(4인 가족 기준) 인상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체감 인상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광역상수도 등 물값심의위원회’ 심의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3일부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자체와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을 t당 14.8원(4.8%), 2.4원(4.8%) 각각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2013년 1월 4.9% 인상한 이후 3년8개월 만이다.
국토부는 원가보다 낮은 요금을 소폭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간 물가는 27.5% 상승했고 원자재 가격은 30.7% 올랐지만 광역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은 지난 10년간 한 차례 오르는 데 그쳤다. 국토부는 이번 인상으로 생산원가 대비 요금단가가 광역상수도의 경우 84.3%에서 88.3%, 댐용수는 82.7%에서 86.7%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번 요금 인상이 가계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광역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은 지자체 지방상수도 생산원가의 2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4.8%를 인상할 경우 지자체 생산원가 인상률은 1.07%가 된다. 일반 가정의 월평균 수도요금 부담이 1만3264원에서 1만3405원으로 141원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물 사용이 많은 상업·산업시설이 비용 보전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릴 경우 그 부담이 서민에게 돌아올 수 있다. 특히 자체 취수가 가능한 서울 등과 달리 광역상수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수도요금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상률이 적용된 광역상수도 요금을 바탕으로 지방의회에서 주거·일반용 등 차등 책정한 지방상수도 요금을 적용한다.
정부가 물가 상승을 위해 수도요금 인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 8월까지 석 달째 0%대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요금 인상으로 확보되는 연간 약 600억원의 재원을 노후관 개량,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수도요금 오른다… 광역상수도료 4.8% 인상
입력 2016-09-20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