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경찰이 29명의 부상자를 낸 뉴욕 맨해튼 폭탄 테러의 용의자 중 하나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아흐마드 칸 라하미(28·사진)를 긴급 수배했다고 19일 CNN방송 등이 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번 테러가 외국 조직과 연계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날까지만 해도 “명백한 테러지만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하미는 17일 사건 현장 근처에서 더플백을 메고 배회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그는 아프간 출신으로 뉴저지주 엘리자베스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이다. 엘리자베스는 이번 테러와 무관치 않은 지역이다. 18일 엘리자베스 인근 기차역 등에서 5개 이상의 폭발물이 배낭에 담긴 채 발견됐다. 전날 이 지역에선 해병대 주최 마라톤 행사 직전 폭발물이 터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지 사법당국은 지난 주말 뉴욕과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해 테러 조직이 가동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브루클린과 연결되는 베라자노-내로스교 인근 벨트파크웨이에서 차량을 검문해 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5명을 체포했다. CNN은 남성 3명이 폭발 지점과 압력솥 폭발물이 발견된 곳 인근 CCTV에 모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한 남성은 폭발이 일어나기 40분 전 폭발 지점에 원통형 가방을 들고 등장했고 10분 뒤 네 블록 떨어진 압력솥 폭발물 발견 지점에 이 가방을 두고 사라졌다. 이후 다른 두 명이 폭발물을 설치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뉴욕 인근에서 잇따라 벌어진 폭탄 테러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20일부터 뉴욕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의 지도자가 모이는 유엔총회가 열리기 때문에 이를 겨냥해 대형 테러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8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연설을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전날 밤 미네소타주 쇼핑몰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에 대해서만 “IS 병사가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IS가 운영하는 아마크 통신은 “흉기 공격을 우리 사람이 집행했다”며 “IS 격퇴 작전에 참가한 연합군 국민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전날 밤 세인트클라우드의 한 쇼핑몰에서 소말리아 출신 아흐메드 아단(22)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시민 9명이 경상을 입었다. 아단은 쇼핑을 나왔던 경찰관에게 사살됐다. 그는 시민을 공격하기 전 무슬림인지 물었고 알라를 언급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맨해튼 테러범은 아프간 출신… “해외 조직과 연계된 듯”
입력 2016-09-19 17:42 수정 2016-09-2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