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 약진… 오스트리아를 두드리다

입력 2016-09-19 17:19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린츠 브루크너 하우스에서 요엘 레비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이 개막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나섰다. 브루크너 페스티벌 제공
브루크너 페스티벌 총감독 한스 요하임 프라이.브루크너 페스티벌 제공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의 브루크너하우스 대극장. 지휘자 요엘 레비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을 연주했다.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한복을 모티브로 한 흰색 드레스를 입고 객석을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KBS교향악단의 연주는 브루크너하우스가 매년 가을 주최하는 브루크너 페스티벌의 공식 개막공연이었다. 브루크너 페스티벌은 오스트리아에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브레겐츠 페스티벌과 함께 대표적인 클래식 축제로 꼽힌다. 2014년부터 특정 국가의 음악가들을 집중 소개하는 주빈국 프로그램을 신설, 올해는 한국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KBS교향악단을 시작으로 19일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향(협연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올라 김), 25일 피아니스트 김원·국립합창단(예술감독 구천), 10월 10일 울산시립무용단(예술감독 임상덕)까지 한국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10월 29일 폐막식까지 한국 아티스트 400여명이 무대에 선다. 브루크너하우스 로비에선 축제기간 동안 작곡가 윤이상을 앞세운 통영국제음악제를 소개하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개막공연이었지만 객석은 70% 정도밖에 차지 않았다. 이곳에서 KBS교향악단의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페스티벌 전야제 프로그램으로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직접 지휘까지 맡은 빈필 공연이 입석까지 팔아야 했던 것과 비교됐다. 하지만 KBS교향악단 연주에 대한 객석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한스 요아힘 프라이 브루크너하우스의 대표 겸 브루크너 페스티벌 총감독은 “최근 세계 클래식계에서 한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다만 정명훈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많이 배출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주빈국 프로그램을 통해 오스트리아에서도 한국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린츠는 오스트리아에서 빈(170만명)과 그라츠(25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는 20만명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세계적인 철강회사 푀스트알피네를 필두로 한 공업도시로서 오랫동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1974년 브루크너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브루크너하우스를 설립한 것을 기점으로 변모했다. 프라이 총감독은 “린츠가 40년에 걸쳐 공업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기까지 브루크너 페스티벌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린츠(오스트리아)=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