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후속조치는 어떻게… 보고예배 잘드려 전 교인이 함께하는 마음 갖게

입력 2016-09-19 20:51 수정 2016-09-19 20:58
교회 청년들이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단기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선교 후속조치로 교육과 훈련을 추천했다. 국민일보DB
여의도순복음교회 월드미션팀의 단기선교 활동 모습.
서울 강남구 영성교회(김성철 목사)는 지난달 교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잠비아 단기선교를 개최했다. 청년들로 구성된 선교팀은 잠비아 북부 가난한 마을의 주민들과 어린이를 위한 성경학교를 열었고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어린이들에겐 그리스도의 사랑이 가득했고, 마을 주민에겐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

선교팀은 단기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 주일예배에서 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에서는 교인 모두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청년 참가자들의 눈물나는 간증도 들었다. 교인들은 “내년에는 우리도 가겠다”고 다짐했다. 교회는 단기선교 활동을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현지 선교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후 프로그램을 만들라=뜨거웠던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것으로 단기선교 활동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후속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고회(예배)를 비롯해 자료집 작성, 후원자 관리, 후속모임 신설 등이다.

우선 보고예배를 잘 드려야 한다. 단기선교를 위해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해준 교인과 공동체 식구에겐 단기선교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며 참가자들에겐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료집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기선교 준비 과정에서부터 마지막 평가와 사진, 동영상 등 흔적과 자료가 담긴 자료집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자료집은 다음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참가자나 후원자들을 위해서도 제작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으로 후원자 관리이다. 기도와 재정, 물품으로 후원해준 이들을 위한 감사 표시를 전해야 한다.

후속 모임 구성은 전문가들의 추천 1순위이다. 모임은 단기선교를 통해 받았던 은혜들을 나누고 현지를 위해 기도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또 현지 선교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움을 줄 수 있다. 선교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훈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김기학 인터서브코리아 선교사는 "교회 선교학교나 미션퍼스펙티브스, 이슬람 선교학교 등 다양한 선교훈련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며 "관심 지역의 선교사 가정과 연결해 기도편지를 받아 기도할 수도 있으며, 국내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모임을 만들어도 좋다"고 말했다.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대표는 "후속 교육에는 다음 단기선교를 위한 사역과 언어준비가 필수"라며 "교육 없는 단기선교는 '내가 원하는 선교' '선물만 주고 오는 선교'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라=선교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기선교는 일회성 활동이 아니다. 그렇다고 많이 다녀온 것이 자랑이 돼서도 안 된다. 단기선교는 교회 전체의 사역 계획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 단기선교를 단회성이 아닌 중·장기 사역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최주석 미래로교회 목사는 "현지 선교사의 현실적 필요로 시작된 단기선교가 구체적 선교의 큰 그림, 즉 로드맵이 없이 시작 된다면 결국 이벤트성 사역으로 그치게 된다"며 "교회는 선교 전반에 대한 전략을 가지고, 로드맵의 한 부분으로 단기선교 활동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단기선교를 막 시작한 교회를 위해 "우선 한 지역을 장기적으로 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 대한 구체적인 리서치 작업이 필수다. 리서치로 선교사의 필요와 현지인들이 바라는 점 등을 파악해 매년 이를 해결하는 것으로 단기선교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여기엔 교회 내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도 좋다. 제빵기술자나 건축·이미용·아동복지·음악·미술·컴퓨터·전기·전자 관련 종사자 등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체계적인 단기선교 활동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한 대표는 "교회가 중·장기 선교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문 선교단체와 협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