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불안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잇단 범죄로 제주도 주민들이 중국인 접촉을 피할 정도다. 집단폭력에 칼부림까지 방법도 점차 잔인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차이니스 포비아(중국인 공포증)’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한다. 일부에서는 2002년 시행된 제주 무비자 입국 제도를 철회해아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추석 연휴 끝자락인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던 김모(61·여)씨가 중국인 첸모(51·사진)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병원에서 치료받다 18일 오전 숨졌다.
지난 12일엔 중국인 관광객 일행 8명이 제주의 한 음식점에서 여주인과 손님 등을 때려 뇌출혈과 안와골절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5명이 구속되고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도둑과 거지, 대문이 없다는 ‘삼무의 섬’ 제주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자 도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인만 보면 겁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주부 박선주(38)씨는 “이제 환한 대낮에도 거리를 활보하다 중국인들을 마주치면 무슨 일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겨 피해간다”고 말했다. 제주시 일도동에서 식당을 하는 이정식(52)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식당에 찾아오면 반가운 것이 아니라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현실”이라며 불안해했다.
최근 들어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중국인 범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58명이던 중국인 범죄는 2015년엔 4.48배 늘어난 260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만도 240명에 달해 전체 외국인 범죄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의 대부분은 중국인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비자 입국자도 2011년 15만3662명에서 2015년 62만9724명으로 4.18배 늘었다. 무비자 제도가 중국인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중국인 범죄가 빈발하는 제주시 연동·노형동을 ‘외사치안안전구역'으로 설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지만 중국인 범죄를 예방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외국인 출입국·관리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관광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무비자 입국 제도의 원천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11개 입국불허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도를 허락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가운데 60만명이 이 제도를 이용해 들어왔다.
제주경찰청 한 관계자는 “등록외국인과 불법체류자, 무비자 입국 관광객 등 최소 3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제주에 머물고 있다”며 “중국인 범죄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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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묻지마 범죄… 제주가 떤다
입력 2016-09-19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