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뉴욕 맨해튼서 폭발… 되살아난 ‘9·11 공포’

입력 2016-09-19 00:03
경찰과 소방관들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폭발로 최소 29명이 다쳤다. AP뉴시스

‘토요일 밤의 열기’가 가득했던 미국 뉴욕 한복판 맨해튼 거리에서 17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해 최소 29명이 다쳤다. 테러 집단과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의적인 폭발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대도시 소프트타깃 테러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후 8시30분쯤 맨해튼 남서부 첼시 지역인 6∼7번가 사이 23번 도로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폭발로 최소 29명이 부상했다. 1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 중 폭발이 있던 곳에서 네 블록 떨어진 27번 도로에서 압력솥을 개조한 폭발물이 비닐봉지에 싸인 채 발견돼 뉴욕 시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압력솥 폭탄은 2013년 4월 발생한 보스턴마라톤 테러 때 사용됐다. 당시 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J 피터 도널드 뉴욕경찰 대변인은 트위터에 폭발이 시각장애인 지원센터 인근 쓰레기더미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대기하라”고 당부했다. AP통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건물 앞 공구상자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도로변에서 발생하면서 인근 5층짜리 건물 유리창이 깨졌고 승용차도 피해를 봤다. NYT에 따르면 폭발 당시 음식점이 밀집한 이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주민들은 “창문이 흔들릴 정도였고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났다”며 “거대한 바람이 일었고 연기 냄새도 났지만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허드슨강 건너편인 뉴저지에서도 굉음이 들릴 만큼 폭발이 강력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건 발생 후 뉴욕 지하철 1·2·E·F라인이 운행을 멈췄다.

뉴욕 소방 당국은 “폭발 후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대부분 경상이어서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폭발은) 고의적 행위”라면서도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뉴욕경찰 테러대책반은 현장에 출동해 테러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오전 9시30분쯤에는 뉴저지주 시사이드파크에서 해병대 자선마라톤 행사 직전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테러공포는 더욱 커졌다. 공원에서 파이프 3개가 연결된 폭발물이 터졌지만 참석자가 많아 행사 시작이 지연되는 바람에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행사는 취소됐다. 뉴욕경찰은 맨해튼 폭발이 뉴저지 폭발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