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해 응급헬기서 장난친 남성들, 수십억 배상 위기

입력 2016-09-18 18:22
술에 취해 장난으로 응급구조헬기(닥터헬기)를 훼손한 남성들이 수리비로 수십억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8일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A씨(42) 등 30∼4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11일 오후 9시55분쯤 천안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대기 중인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가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로 이날도 동호회 모임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항공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닥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경찰에 헬기 수리에 최대 25억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는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닥터헬기 제작사인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와 헬기를 분해하고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일부 부품은 이탈리아 현지로 이송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해야 할 정도로 훼손됐다.

보험사가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헬기 운용사의 과실과 이들 남성의 불법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최종 지급 금액을 결정한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장난했는데 응급구조헬기인 줄 몰랐다”고 변명했지만, 자칫 수십억원의 헬기 수리비용을 물어줘야 할 위기에 놓였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