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은 전국에서 모인 10만여명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로 북적거렸다. 행사명은 ‘종교대통합 만국회의(WARP) 2주년 기념 평화 축제.’ 신천지는 보혜사, ‘이긴자’로 떠받드는 교주 이만희(85)씨가 WARP를 개최하는 등 세계평화와 종교대통합을 일궈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대회는 WARP 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오후 2시가 되자 운동장에 집결한 신도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신도들은 하늘색 초록색 주황색 등 12개 지파별로 복장을 통일했다. 마이크를 잡은 심수정 아나운서가 “대표님이 입장하겠다”고 하자 1분 넘게 박수와 함께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신천지는 위장 시민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마크가 붙어있는 사람만 행사장에 입장시켰다. 자리를 잡지 못한 신도들은 운동장 주변에 돗자리나 천지일보 신문지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일부 신도들은 ‘청도 평화의 정신을 일으키자’는 플래카드를 준비했다. 청도는 이만희 교주가 태어난 곳이다. 행사안전요원 명찰을 달고 있던 한 신도는 “일반 시민단체가 주최한 행사인데 해외 20개국에서 대표단이 왔다. 오늘 20만명이 참석했다”고 자랑했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신천지는 4년마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는데 신천지 신도라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라면서 “특히 지방의 신도들은 WARP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세버스를 대절해 새벽부터 움직였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 대표는 “WARP대회에 참석하느라 교회출석을 못한 신천지 추수꾼(신천지 신도임을 감추고 정통교회에 잠입해 포교하는 이들)들은 ‘추석 고향에 방문하느라 결석했다’며 둘러댈 것”이라며 “이번 기회야 말로 가족이나 교회 성도 중 신천지로 의심되는 신천지를 찾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신천지 피해자들은 19일 ‘WARP 서밋’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앞에서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실체를 알리는 시위를 벌인다. 이날 종합운동장 주출입구에는 서울시가 공식후원자로 명시돼 있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신천지, 종교대통합 미명 하에 신도 총집결
입력 2016-09-18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