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에서 역대 최강 지진이 발생한 이후 차츰 여진의 강도와 횟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지진 공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진앙인 경주는 물론 인근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주민들이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지진 발생 후 7일째인 18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1, 5.8 지진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358회(오후 7시 기준)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 5.8의 강진도 역대 최강이지만 350차례가 넘는 여진 역시 역대 최대다. 강진 발생 직후 규모 4.0∼5.0(1회), 3.0∼4.0(14회) 여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규모 1.5∼3.0 여진이었다. 이마저도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특히 진앙인 경주는 지난 16일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150㎜ 이상의 비가 내려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현재까지 폭우로 인한 대규모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주 황성동 한 아파트 5층에 살고 있는 김모(56)씨는 “주변 건물의 기와 등이 무너져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당시 공포가 되살아나고 다시 지진이 날 것 같아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지진 당시 강력한 지진동을 느낀 부산과 대구 등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SNS 등에는 “방금 여진을 느낀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 26층에 살고 있는 최모(42·여)씨는 “집에 있으면 윗집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방이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도 느껴 인터넷으로 계속 지진 상황을 확인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국민안전처는 18일 경주지역 등 지진피해 응급 복구를 위해 특별교부세 4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문화재청도 경주시 일원 문화재 긴급복구대책 수립·보수비 2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안전처는 지진으로 인한 시설피해 신고가 5820건 접수됐으며, 이 중 3263건(56.1%)에 대해 응급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와 도로 등 공공시설 307곳은 모두 응급조치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영남권 주민들 ‘지진 트라우마’ 호소
입력 2016-09-18 18:25 수정 2016-09-18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