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유령회사 세워 ‘통계 조작’

입력 2016-09-18 18:09
중국 지방정부가 경제 통계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와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장쑤성 화이안시에 속한 지방정부 31곳이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 통계를 허위로 만들어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계조작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돈세탁 감찰 과정에서 적발됐다.

화이안시 산하 지방정부의 통계조작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화이안시의 무리한 목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인구 500만명의 화이안시는 국내총생산(GDP)이 장쑤성 13개 시·현 중 끝에서 3번째인데 2010년 FDI 목표를 전년 대비 2배인 10억 달러(약 1조1250억원)로 제시했다. FDI는 경제성장률, 산업생산과 함께 지방정부 수장 업무평가의 중요한 척도다.

다급해진 지방정부는 자체 예산으로 중간 브로커에 자금을 지원, 홍콩과 마카오의 유령회사가 화이안시에 투자하는 것처럼 꾸몄다. 한 중간 브로커는 매년 환전 한도를 5만 달러로 정한 규정을 피해 수십명의 명의를 빌려 달러를 송금받았다. 중간 브로커는 100만 달러당 2.7%(2만7000달러·약 3000만원)의 커미션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화이안시 당국은 “2013년 초 조작에 참여한 관련자를 모두 처벌해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경제성장률 등 통계조작 의혹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방정부가 발표한 GDP 합계가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GDP를 크게 웃돌아 불신이 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