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2함대사령부 예하 덕적도 기지 장병들이 덕적도의 유일한 학교인 덕적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2년째 매주 목요일 방과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해군 장병들은 국어와 수학 등 수능 과목은 물론 예·체능 과목도 가르치고 있다. 방과후 수업을 하는 장병들은 16명으로 수능 과목은 21세 동갑내기인 송병진 강성원 도창훈 상병과 덕적도 공군기상대에서 근무하는 양상민 상병이 맡고 있다.
전국대학 배드민턴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김우진(20) 상병은 배드민턴을 가르치고 있고 아마추어 바둑 3급인 김도혁(21) 병장의 바둑교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대에 재학 중인 지창현(21) 병장은 중·고생 6명을 대상으로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덕적초·중·고교생은 모두 84명. 초등학생을 제외한 중·고교생 60명 가운데 44명이 방과후 수업을 듣고 있다. 덕적군도 내 소야동에 사는 이주옥(17)·주호(15) 형제는 방과후 수업이 끝나면 소야도행 배가 끊겨 집에 가지 못한다. 주옥군은 18일 “아버지가 근무하는 파출소나 친구 집에서 자야 하지만 방과후 수업을 놓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군의 덕적도 방과후 수업은 2005년 시작됐다. 당시 해군 장병들은 학교 외에 다른 학습시설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부대 근처 교회에서 국어·영어·수학 방과후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이 인기를 끌자 2010년부터 매주 목요일 장병들이 학교로 가 가르치기 시작했다. 전역하는 장병들이 있지만 새로운 장병들이 방과후 교사를 이어가고 있다.
방과후 교사 16명 가운데 13명이 ‘서해수호자’들이다. 서해수호자는 함정이나 도서 지역에서 6개월 근무하면 육상기지로 옮겨 근무할 수 있지만 이를 마다하고 힘든 함정이나 섬에서 계속 복무하는 장병들이다.
윤일완(56) 덕적초·중·고 교장은 “해군 선생님들은 수업은 물론 학생들의 고민을 나누는 상담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덕적도의 ‘섬마을 선생님’… 해군 장병 12년째 재능기부
입력 2016-09-18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