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5역 목소리 연기까지 하며 지인의 돈 6억여원을 가로챈 40대가 구속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50여 차례 목소리 연기를 통해 지인을 속여 6억27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안모(41)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인 김모(46)씨에게 “사회인 야구리그 관련 사업을 하려는데 돈을 빌려주면 2배로 갚겠다”고 속여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억7500만원을 빌렸다. 안씨는 돈을 두 배로 불려주기는커녕 빌린 돈도 갚지 않았다.
안씨는 돈을 갚으라는 김씨에게 위조한 통장 잔액조회서를 보여주며 “형사 고소를 당해 9억원이 든 계좌가 압류됐다”고 말했다. 그는 압류 계좌 해제에 필요하다면서 또다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안씨의 돈 4억5200만원을 30차례에 걸쳐 가로챘다.
안씨는 자신이 정말 형사고소를 당한 것처럼 김씨를 속이기 위해 전화로 목소리 톤을 바꾸거나 사투리를 쓰는 방법으로 검사와 수사관, 사촌형, 아는 형 등의 행세를 했다. 안씨는 서울중앙지검 수사관 행세를 할 때는 가는 목소리로 표준어를 구사했고, 수원지검 수사관인 척할 때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1인 5역 목소리 연기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검사·수사관 등 사칭 1인5역 목소리 연기 지인 돈 6억 가로채
입력 2016-09-13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