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의 중심인 경남·울산 지역 실업률이 외환위기(IMF)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날씨 영향으로 건설·농업 부문 고용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8월 취업자 수는 265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만7000명 늘었다. 지난달 20만명대로 줄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30만명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고용 상황이 회복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날씨 영향 등 일시적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8월 폭염 속 비가 거의 오지 않았던 탓에 건설업 일자리가 많아졌고, 배·사과 등이 조기 수확되면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도 감소폭이 줄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침체되며 취업자 수가 줄었던 숙박·음식점업에서 10만3000명(4.6%)이 늘어나는 등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유지된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반면 제조업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7월 마이너스(-6만5000명)를 기록한 제조업 취업자 수는 8월엔 7만4000명 줄었다.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과 울산 실업률은 각각 3.7%, 4.0%를 기록했다. 경남의 경우 1999년 8월 이후, 울산은 2000년 8월 이후 최고치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해운업 상황까지 고려하면 제조업 부문 고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실업률도 9.3%로 지난해 8월보다 1.3% 포인트 높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부진은 심화되고 있다”면서 “추경 등 재정 보강 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고 소비·투자 활성화 대책 등의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울산 ‘악 소리’… 실업률 4.0% IMF이후 최악
입력 2016-09-13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