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는 NCCK 뿌리… 이탈 막아야”

입력 2016-09-13 18:26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회자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단 내에서 불거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탈퇴 주장과 관련, 간담회를 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감리교에큐메니컬위원회(위원장 이광섭 목사)는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내에서 불거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탈퇴 주장과 관련, 해법을 모색하는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기감이 NCCK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이다.

간담회에는 위원회 소속 목회자들 외에도 교단 원로 목회자와 신학자, 김영주 NCCK 총무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감의 NCCK 탈퇴’를 주장하는 평신도 단체 대표들과 조만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NCCK 탈퇴를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키로 뜻을 모았다.

간담회가 끝난 뒤 만난 정지강 목사는 “NCCK 탈퇴 주장이 꾸준히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더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NCCK는 사실상 감리교가 만든 단체”라며 “NCCK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뿌리다. 이 뿌리가 흔들려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조만간 전용재 감독회장과 과거 교단을 이끈 원로 감독들을 만나 NCCK 탈퇴를 막아야 한다는 뜻을 전달키로 했다. 기감 장로회전국연합회(장로회) 등 탈퇴운동을 주도하는 평신도 단체 대표들, NCCK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석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정 목사는 “일부 목회자가 NCCK의 대북관을 문제 삼으며 온라인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담긴 문건을 배포하고 있다. 이런 만행은 절대 묵과할 수 없다.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만난 참석자들은 NCCK 탈퇴는 잘못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경하 전 감독회장은 “NCCK는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의 상징”이라고 했으며,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등) 시국이 복잡한 상황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교단을 끌고 가려는 움직임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목회자는 “NCCK 탈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NCCK가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NCCK의 일관된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기감 장로회와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등은 최근 “NCCK가 북한 입장만 대변하는 단체로 전락했다”면서 서명운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다음 달 27과 28일 열릴 총회에 NCCK 탈퇴를 건의하거나 결의하는 내용의 안건을 발의할 계획이다.

글=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