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씀씀이 큰 중국 개별 관광객 ‘싼커’를 잡아라”

입력 2016-09-14 00:10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은 구매력이 높은 중국 개별관광객 ‘싼커(散客)’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중추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리브영 제공
싼커들이 많이 찾는 대표 쇼핑명소인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울 명동 거리에 깃발을 들고 우르르 몰려다니던 중국 단체 관광객 ‘유커(游客)’들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 단체 관광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개별 관광에 나서는 ‘싼커(散客)’들이 늘어나면서 관광·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행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공개한 한국관광통계 공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13일 “여행 성수기인 방학 시즌을 맞아 개별 자유여행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단체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저가 관광이 한국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이미지만 추락시킨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싼커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토산품 전시장과 저가 기념품을 모아놓은 상점이 단체 관광객의 필수 코스였다면 개별 관광객들에겐 K뷰티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나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가 대세로 꼽힌다. 싼커들의 방문이 늘어나자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은 오는 18일까지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와 홍대입구점, 이태원점, 제주 중문점 등 주요 관광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이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키로 했다. 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을 앞두고 한국을 찾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리브영에서는 K뷰티와 K헬스 브랜드 정품과 샘플 11종으로 구성한 ‘트래블 파우치’를 증정한다. 관광버스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 자유여행을 즐기는 싼커를 겨냥해 전국 주요 지역 지하철 노선도 및 올리브영 매장이 안내된 트래블 맵도 증정한다.

싼커들은 사람이 붐비는 시내보다는 서울 압구정이나 청담동 등 명품관에서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의 단독 판매 상품을 사들이는 식의 고가 쇼핑에 적극적이다.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명품거리에 국내 단일 뷰티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중 최대 규모의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 ‘후’도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방문객 대다수는 외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관광 상품으로 싼커 모시기에 나선 곳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7월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은행’ VIP 고객 100여명을 대상으로 고가 방한상품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고객 특성에 맞게 패션 스타일링, 스파, 헤어 및 메이크업, 화보촬영, 건강검진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시키고 개인이 항목을 선택해 맞춤형으로 일정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특히 싼커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지우링허우(90년대 출생자)를 잡기 위해 대학생들과 연계한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