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여파 연착’ KTX에 치여 근로자 4명 사상

입력 2016-09-14 00:10
철길에서 선로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12일 저녁 발생한 경주 지진 여파로 연착한 KTX 열차에 치여 숨졌다. 열차 연착시간과 작업시간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이른바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결과다.

경북 김천경찰서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13일 0시47분쯤 경북 김천시 모암동 김천·구미역에서 서울 방향 7㎞ 지점 경부선 KTX 상행선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장모(50)·송모(46)씨가 KTX 열차에 치여 숨지고 고모(48)씨 등 2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코레일 외주업체 소속 직원인 장씨 등은 선로에서 시설물 관리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이날 사고가 전날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열차가 서행 운전하면서 연착했지만 작업자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열차가 모두 지나간 줄 알고 작업을 시작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열차는 당초 김천·구미역에서 12일 오후 11시18분 출발 예정이었지만 연착되면서 실제 이날 0시42분에 출발했다. 사고 지점은 평소에는 자정 이후 열차가 다니지 않는 곳이다. 이 사고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300여명은 1시간가량 기다린 뒤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측은 “통상적으로 선로작업은 열차 운행이 끝난 새벽시간에 이뤄지고 일부 작업은 협력업체에 외주를 준다”며 “이날 작업은 열차운행 종료 1시간 이상 지난 오전 1시부터 시작하도록 돼 있었는데 왜 미리 시작했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코레일과 협력업체 관계자, 부상자 등을 상대로 열차 연착 사실 통보 여부와 당초 작업시간 등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