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오르간은 ‘악기의 여왕’으로 불린다. 건물 벽에 설치된 파이프들의 웅장한 위용만이 아니라 ‘한 대의 오케스트라’로 불릴만큼 수천 가지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프오르간은 르네상스 이후 유럽 교회음악의 중심이 됐다. 클래식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는 당대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이기도 했다. 이후 근현대에 시민을 위해 등장한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면서 교회를 떠나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28년 명동성당에 처음 들어선 이후 성당과 교회에 주로 설치돼 있다. 공연장으로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에 처음 설치됐지만 전용 콘서트홀이 아니라 소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이 국내 대형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로는 처음 설치했다. 그래서 연말까지 이어지는 개관 페스티벌에 파이프오르간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다. 개관 위촉곡인 진은숙의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나 말러의 천인교향곡을 필두로 매달 파이프오르간 무대가 준비돼 있다.
오는 20일 프랑스의 거장 오르가니스트 장 기유(사진)의 리사이틀은 파이프오르간의 정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바로크 음악의 거장 톤 쿠프만과 그가 창단한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협연에 이어 10월 5일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테크닉으로 유명한 카메론 카펜터의 리사이틀이 이어진다. 또한 11월 26일 흑백 무성영화 ‘오페라의 유령’을 배경으로 즉흥연주를 선보이는 데이비드 브릭스의 무성영화 클래식, 12월 15일 색소폰·드럼과 함께 트리오 무대를 선보이는 바바라 덴너라인의 파이프오르간 재즈 콘서트도 기대를 모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악기의 여왕’ 파이프오르간, 그 웅장함에 빠져볼까
입력 2016-09-18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