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사진)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라고 단언했다. 김 원장은 1983년 UCLA에서 AI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전문가다. 85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며 SW 분야 후학 양성에 매진해 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을 지낸 그는 정부가 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출범시킨 AIRI 초대 원장으로 선임됐다.
21일 국민미래포럼 1세션 발제를 맡은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규모와 범위가 깊고 광범위할 것”이라면서 “창조적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서 해결책이 다양해지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석해 지능적 의사결정을 하는 게 일상화될 것”이라면서 “작은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를 만다면 큰 비즈니스를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산업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준비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년간 SW가 중요하니 이를 진흥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눈과 귀를 막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80∼90년대 컴퓨터 전공에 좋은 학생이 몰렸고 이들이 포털, 온라인게임, 전자상거래 등에 진출하면서 산업을 일궜다”면서 “하지만 과도한 규제, 불공정 경쟁, 공공발주 제도의 후진성 등으로 산업이 침체되고 좋은 인력이 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은 IoT-빅데이터-AI 등의 SW 혁명”이라면서 “우리나라의 SW 경쟁력 수준은 세계 17위권으로 구글, IBM 등이 선점한 영역에서는 승산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과 플랫폼 경쟁을 하기보다 플랫폼을 이용한 응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면서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 산업을 디지털 전환으로 이끄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개인과 국가 모두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솔루션 자본주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자본주의가 자본을 기반으로 한다면 미래는 지식이 희소자원이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식과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고, 창조와 혁신이 일상이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로 얻은 이익은 AI 도입으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국민미래포럼]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 “구글과 플랫폼 경쟁 승산 없어… 응용분야 도전”
입력 2016-09-18 17:53 수정 2016-09-18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