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치매 환자 고속도로 ‘죽음의 역주행’

입력 2016-09-12 21:17
12일 0시40분쯤 대전 동구 대성동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향 209.7㎞ 지점에서 오모씨의 SUV 차량이 마주 오던 김모씨의 아반떼 차량과 부딪혀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씨의 어머니가 숨지고 조카 등 2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고 차량. 대전경찰청 제공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50대 남성이 운전하는 차량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일가족이 탄 차량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12일 0시40분쯤 대전 동구 대성동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향 209.7㎞ 지점에서 오모(57)씨의 SUV 차량이 마주오던 김모(33)씨의 아반떼 차량과 부딪혀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씨의 어머니(61)가 숨지고 조카 등 2명이 다쳤다. 오씨는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오씨는 0시18분쯤 서대전나들목에 진입한 뒤 차를 유턴하듯 돌려 15㎞가량을 역주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병문안을 갔다가 조카를 데리고 경남 집으로 내려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의 가족은 지난 11일 오후 “치매에 걸린 오씨가 오전 7시 집을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오씨는 4년 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경찰 조사에서도 당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정상적으로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치매 환자인 오씨가 차량을 몰고 집을 나갔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에서도 승용차를 몰던 뇌전증 환자가 발작, 7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3명이 죽고 14명이 다쳐 정신질환자들이 운전하는 것을 막는 방안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