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기온 25도를 넘어서는 주말에 20∼40대 여성은 치킨, 30∼40대 남성은 중국음식을 배달 주문한다. 얼핏 황당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날씨 빅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결과다.
기상청은 ‘2016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에서 ‘치킨 알파고’팀이 최우수상인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치킨 알파고’팀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기상청 방재기상관측 자료(기온·강수량·풍속·습도·미세먼지농도)와 배달업종 이용 현황(치킨집·중국집)을 비교 분석해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그 결과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가거나 25도 이상 올라가면 치킨 배달 주문 건수가 증가했다.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 외출을 피하고 대신 집에서 치킨을 시키는 것이다.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 이상으로 ‘나쁨’ 등급일 때도 치킨 주문 건수가 급증했다.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강할수록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 경향성도 보였다. 적정 수준의 습도는 별 영향이 없었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습도가 높아지면 주문 건수가 증가했다.
30∼40대 남성이 선호하는 중국음식도 날씨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너무 덥거나 추운 날, 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으로 나쁜 날, 비가 오는 날 주문 건수가 늘어났다.
이번 예측 모형은 배달 자영업자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 소상공인도 날씨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주자는 취지다. ‘치킨 알파고’의 팀장을 맡은 김대룡(25)씨는 “이 모형을 이용하면 기상예측 정보에 따라 지점별 배달 수요도 예상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사용해 효율성을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평균기온 25도 이상되는 주말엔 男 ‘중식’ 女 ‘치킨’ 주문 급증
입력 2016-09-12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