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본 바지로 때리고… 밥 굶기고 머리 걷어차… 안동·인천서 잇단 어린이집 학대

입력 2016-09-12 18:03
어린이집 교사들의 원생 상습폭행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소변을 본 바지로 때리거나 밥을 굶기거나 억지로 먹이는 등 수법도 갈수록 악랄해지고 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원생을 수시로 폭행한 안동의 한 어린이집 교사 A씨(27·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이 최근 일주일 치의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수시로 자신이 맡은 5세반 어린이들을 폭행했다. 뒤통수를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아 흔들고 발로 정강이를 찬 일이 부지기수였다. 한 아이가 화장실에 가지 않고 바지에 소변을 보자 바지를 벗겨 아이를 때리기까지 했다. CCTV에는 한 아이에게 밥을 안 주고 구석에 놔둔 장면도 담겨 있었다.

A씨가 맡은 15명 가운데 9월에만 폭행당한 사실이 드러난 어린이가 7명이며 학대 건수로는 18건에 이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원생을 학대한 CCTV 영상이 공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3명 등 4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12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세 살배기 아이들이 밥을 굶고 잔인하게 폭행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3∼4명의 아이들이 식판 앞에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지만 교사는 밥을 퍼주지 않고 식판에 밥알을 묻히기만 한다. 아이들이 집으로 가져가는 식판에 밥 먹은 흔적만 남기고 다시 덜어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산에서는 소화 기능이 약한 어린이가 점심을 남기자 억지로 먹여 토하게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안동·인천·부산=김재산 정창교 윤봉학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