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건 여파가 항공업계로 번졌다. 기내에서 배터리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전자기기 기내 사용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요즘 승객은 전자기기로 기내 불장난을 즐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갤럭시 노트7 사태를 비행안전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갤럭시 노트7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다른 전자기기에도 많이 장착돼 폭발·화재 위험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태블릿 등 대부분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영국 왕립항공협회(RAS)에 따르면 승객 100명이 탑승하면 기내에 리튬이온 배터리가 500개 정도 반입된다.
폭발·화재 사건도 잦다. 지난 1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도착한 델타항공 항공기에서는 기내 반입용 가방에 넣어둔 노트북 2대에서 불이 나 긴급 대피소동이 벌어졌다. 올해 초 호주 콴타스항공 국제선에서는 스마트폰이 의자 사이에 끼어 부서지면서 불이 붙은 적이 있다. 2011년 아시아나항공 747 화물기를 비롯해 지난 10년간 3건의 화물기 추락사건이 기내 배터리 화재와 관련됐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전자기기 사용을 다시 막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행기 화재 컨설팅 기업인 블레이즈테크의 앨버트 모우사 대표는 “전에 없던 전자기기 시대가 도래했다”며 “새로운 비행안전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고가 터져야 세상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전자기기 기내사용 금지” 항공업계 덮친 갤노트7 후폭풍
입력 2016-09-13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