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바이오 사업에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화학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LG생명과학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방식은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소규모 합병은 합병회사가 피합병 회사 주주들에게 발행하는 주식의 수가 합병회사의 10%를 넘지 않는 경우 진행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양사는 11월 28일 합병승인 이사회(LG화학) 및 합병승인 주주총회(LG생명과학)를 거쳐 내년 1월 1일 합병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병은 바이오 사업을 중장기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집중 육성 중인 LG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에너지·물·바이오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오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서는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하며 ‘그린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레드 바이오’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LG화학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LG화학은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환경·에너지 분야 사업인 ‘화이트 바이오’ 사업 진출 기회도 검토 중이다.
LG생명과학으로서는 LG화학의 안정적인 대규모 투자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G생명과학은 매년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평균 1300억원가량을 쓰고 있다. LG화학은 이 금액의 3배가 넘는 3000억∼5000억원을 R&D 및 시설투자 비용으로 LG생명과학에 지원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레드 바이오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바이오 사업을 매출 5조원대 글로벌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레드 바이오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 1100조원대로 추정되며, 2020년까지 1400조원으로 연평균 5%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에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LG화학, 생명과학 합병 바이오 사업 키운다
입력 2016-09-12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