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가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고령화에 따른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11월 28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제11차 위원회에서 결정된다고 12일 밝혔다.
도는 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해녀축제 개최와 해녀문화 보존·전승에 관한 조례 제정, 국제학술대회 개최, 구글과 유투브를 통한 해녀문화 세계화, 해녀박물관 건립 등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업 중 사망하는 해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조업 중 숨진 해녀는 2012, 2013년 각각 7명에서 2014년 9명, 2015년 10명으로 늘었다. 올 들어 8월말까지도 해녀 7명이 물질 중 사망했다.
2008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해녀 66명이 조업 중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57명(86.4%)이 70세 이상 고령의 해녀다.
제주에는 현재 총 4377명의 해녀가 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해녀는 3751명(85.7%)을 차지한다. 60∼69세 1411명(32.2%), 70∼79세 1853명(42.4%), 80세 이상 487명(11.1%) 등이다.
제주도는 고령 해녀들의 물질 중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나홀로 조업금지와 기상악화 시 조업자제, 동일구역 내 동반조업 요청, 해녀지도활동 강화, 안전대책 준수 어촌계 인센티브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해 왔다. 또 해녀들의 안전을 위해 일일 작업은 4시간, 월별 조업은 8일 이내, 3∼5명씩 짝지어서 물질을 하도록 계도해 왔다.
지난달에는 ‘해녀 물질 조업 중 안전조업대책’을 수립하고, ‘할망바당(할머니 바다)’ 조성·관리에도 나섰다. 고령 해녀들이 깊은 바다로 나가지 않고 안전하게 수산물을 채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제주해녀박물관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거침없이 물질을 해 온 고령의 해녀들은 여전히 위험을 안은 채 생계를 위해 물질에 나서고 있다”며 “해녀어업유산의 보전·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녀들의 소득보장을 위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원은 “해녀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무엇보다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녀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이상이 있을 경우 조업을 하지 못하게 하고 대신 일정 소득을 보존해 주는 실질적인 방안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 ‘할망해녀’ 잇단 조업 중 사망… 대책 절실
입력 2016-09-12 18:23